패닉 괴물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 한다. 문제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다 마감이 없다는 거다.
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. 패닉 괴물이 나타나면 부랴부랴 움직이기는 했으니까. 보고서 마감 전날 밤, 반기 평가 전 주말, 팀 전체 발표 이틀 전 — 그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해서 나를 의자에 앉혔다. 20년 넘게 미루기의 달인처럼 살았는데도 마감을 대놓고 넘긴 적은 없다. 이걸 자랑하는 건지, 변명하는 건지, 나도 잘 모르겠다.Tim Urban이 TED 강연에서 한 말이 있다. 미루기가 심한 사람의 뇌에는 합리적 의사결정자 말고 순간적 만족감 원숭이가 같이 산다고. 원숭이가 운전대를 잡으면 유튜브, 뉴스, 아무 생각 없이 스크롤 — 소위 암흑의 놀이터로 끌려간다. 죄책감과 공포가 뒤섞인 그 이상한 공간. 생산적이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데 멈추질 못하는 그곳. 나는 이 묘사에서 멈칫했다. 너무 정확해서.패..
2026.05.26